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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정치권이 지난 18일 전남도의회르 찾은 강기정 통합시장 예비후보의 전남의대 순처대 유치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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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서남권, 특히 목포 지역이 거세게 들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통합시장 예비후보인 강기정 후보가 전남 의과대학을 순천에 일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밝히면서다.
목포와 순천 간 오랜 논의와 합의를 사실상 뒤집는 발언에, 지역 사회는 이를 단순한 공약이 아닌 ‘망언’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목포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순천보다 앞서 35년 전부터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해온 목포 입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단순한 정책 제안을 넘어 지역의 오랜 염원을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기정 후보는 지난 16일 순천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의대와 병원이 절반으로 나뉘어서는 안 된다”며 “정원 100명의 의대를 순천으로 통합하고 부속 대학병원 역시 이곳에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동부권 중심의 발전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 발언은 발표 직후부터 현실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부나 호남 정치권과의 사전 협의도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실제 당선되더라도 실행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공약 남발’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검증도, 실현 가능성도 담보되지 않은 채 표심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목포 정치권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두고 볼 경우, 지역 민심 이반은 물론 정치적 입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분위기는 단순한 반발을 넘어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과 무능 비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결국 충돌은 현실이 됐다. 강 후보가 18일 전라남도의회에서 전남 서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자, 목포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현장을 찾았다. 민주당 목포시장 예비후보인 강성휘, 전경선, 이호균 등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이 현수막까지 내걸며 강 후보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고, 일부에서는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강 후보는 사과 대신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고, 통합시장을 지향하는 후보로서 지역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목포 지역 정치 원로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한 원로는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정치인의 그릇이 이 정도였는지 의문”이라며 “통합을 이끌어야 할 인물이 오히려 지역을 갈라놓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정치의 기본을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후보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정치는 결국 재화와 기회의 균형 있는 분배에 있다”며 “그 기준은 ‘더 필요한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목포 정치권이 어려운 결정을 미루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한 점 역시 오늘의 갈등을 키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한 정치인의 공약을 넘어, 전남 지역 내부의 오래된 갈등과 정치권의 책임 문제가 동시에 드러난 사건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합을 말하는 시대에, 지역은 지금 더 깊게 갈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