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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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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 ‘범시도민’ 이름 뒤에 가려진 관 주도 추진 논란
장밋빛 청사진만으론 부족… 데이터 공개와 시민 참여가 통합 성패 가른다
기사입력: 2026/01/16 [17:16]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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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 광주와 전남이 추진하는 행정통합 범시민 추진위로 홍보하기 위한 기념 사진(출처-전남도)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지난 1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 협의회’ 발대식을 열고 행정통합 논의에 본격 착수했지만, 이를 둘러싸고 관 주도의 정책 추진을 민간 주도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범시도민 협의회는 전남도와 광주시가 주도해 구성한 기구로, 시·도와 시도교육청, 시도의회, 각종 단체 관계자 등 약 5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협의회 구성과 운영 전반이 행정기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범시도민’이라는 명칭을 내세워 마치 민간 차원의 자발적 논의 기구가 출범한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론화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발대식은 공동대표 위촉, 추진 경과 보고, 특별법 설명, 결의문 채택 등 사실상 행정통합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결의문 역시 통합 추진에 대한 찬성 입장만을 담고 있어, 통합에 대한 우려나 반대 의견이 설 자리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효과를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청년 일자리 창출, 첨단산업 유치, 국가균형발전, 호남 대부흥 등을 통합의 효과로 제시했지만, 통합 이후 재정 구조 변화, 행정 효율성 개선 규모, GRDP 상승 효과, 청년 인구 유입 가능성 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아직 시·도민에게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다. 그럼에도 현재 논의는 “통합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치우친 채, 통합으로 인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게 되는지, 지역 간 불균형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숙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절차가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운다. 행정통합이 성공하려면 법 통과 이전에라도 찬반 양측의 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 토론회·공청회·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시·도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의 성패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신뢰에 달려 있다”며 “관 주도 추진을 민간 추진으로 홍보하기보다 불리한 데이터까지 포함한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통합 논의의 설득력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어느 한쪽의 정치적 성과나 구호로 완성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와 근거, 그리고 시·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과 선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을 향한 일방통행이 아니라, 충분히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열린 논의의 장이다.

 

행정통합의 주인은 행정기관이 아니라 광주·전남 시·도민이다. 통합이 지역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선택인 만큼,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찬반을 떠나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때 비로소 진정한 ‘범시도민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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