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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들 현수막이 교차로마다 난립하게 걸려있다(출처-여수환경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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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시내 주요 도로와 교차로마다 난립한 정치 현수막을 두고 지역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문제 제기에 나섰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1월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를 단순한 도시 미관 훼손을 넘어선 ‘정치 현수막 공해’로 규정하고, 여수시의 엄정한 단속과 정치권의 자정 노력, 관련 법·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인 문제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치 현수막 문제의 본질은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형평성 논쟁이 아니라, 플라스틱 폐기물과 처리 비용을 시민 세금으로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치 현수막 대부분은 폴리에스터 등 합성수지 기반의 일회용 홍보물로, 짧은 기간 게시된 뒤 대량 폐기된다. 재활용이 사실상 어렵고, 수거·운반·소각 또는 매립에 반복적인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다.
이 단체는 “불법·과잉 현수막을 정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결국 시민 부담”이라며 “해양관광도시 여수의 거리 경관을 해치는 현수막 난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불법 정치 현수막의 예외 없는 신속 철거, 설치 주체에게 철거·운반·처리 비용을 끝까지 부담시키는 원칙 확립, 단속 기준과 결과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이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선택적 집행’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또 정치인과 정당을 향해서는 명절 인사, 추모일, 현안 메시지를 빌미로 한 현수막 홍보 경쟁을 중단하고, 게시 총량을 자발적으로 감축하며 환경 부담이 낮은 소통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떻게 막고 있을까? 정치 현수막 난립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다수 국가들은 명확한 규제와 강력한 책임 부과로 이를 관리하고 있다.
독일은 선거 기간 외 정치 광고물 설치를 엄격히 제한하며, 허용 기간에도 크기·수량·장소가 세부적으로 규정된다. 위반 시 즉각 철거되고 비용은 설치자가 부담한다.
영국은 공공장소 현수막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선거 포스터도 지정된 장소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지방정부는 불법 게시물에 대해 과태료와 철거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프랑스는 선거운동용 게시물은 공식 게시판 외 설치가 불가능하며, 선거 기간 종료 즉시 미철거 시 제재를 받는다. 우리의 이웃인 일본도 선거운동 방식이 법으로 엄격히 정해져 있어 현수막·포스터의 크기와 수량, 위치가 제한되고, 상시 정치 홍보용 현수막은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다.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정치 활동도 환경과 공공질서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정치인만 예외가 됐을까? 국내에서는 ‘옥외광고물법과 공직선거법’이 정치 현수막에 대해 광범위한 예외를 인정해 왔다. 특히 선거와 무관한 시기에도 정당·정치인의 정치적 표현이라는 이유로 현수막 게시가 허용되면서, 사실상 상시 정치 광고판이 된 상황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관련 법에서 정당과 정치인을 사실상 배제한 것이 지금의 난립 사태를 만들었다”며 여수시의회와 국회에 실질적인 조례 정비와 법·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환경단체가 요구한 것을 실현하기 위한 가능한 대안으로는 상시 정치 현수막 전면 금지 또는 허용 기간·수량의 대폭 축소, 플라스틱 재질 정치 현수막 금지 또는 환경부담금 부과, 불법 게시 시 과태료 상향 및 철거 비용 의무 청구, 반복 위반자에 대한 공개 조치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을 “정치인 스스로 법을 만들 것인가?”하는 의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이 못한다면, 유권자가 심판해야 한다. 유권자에게도 지금의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정치인 스스로 자제하지 못한다면,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평가하고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시를 쓰레기로 뒤덮으면서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정치 행태를 반복하는 후보와 정당에 대해, 표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안은 전국 어디서나 반복되는 정치 현수막 문제의 본질을 짚는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환경권, 공공경관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