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의 민생 현장 방문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주민 곁을 찾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단체장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책무다. 따라서 단순히 현장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행정의 평가는 '무엇을 했느냐'보다 '무엇을 가장 먼저 했느냐'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이 곧 행정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취임 열흘도 채 되지 않은 이남오 함평군수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9일 새벽 함평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95㎜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농경지 침수와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 군수는 예정된 일정을 뒤로하고 곧바로 월야면과 해보면 수해 현장을 찾았다.
당시 이 군수는 월야면 전통시장에서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의 근무 환경과 애로사항을 살피고 있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한 민생 행정이지만, "양지마을 일대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하자 지체 없이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에서는 쓰러진 가로수로 인한 통행 불편과 추가 피해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긴급 복구를 지시했으며, 용정리 송정천 일대의 침수 상황도 꼼꼼히 점검했다.
이번 행보가 의미 있는 이유는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이 아니라, 재난 발생 직후 가장 시급한 곳을 먼저 찾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농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인 함평과 같은 농촌지역에서는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만큼, 신속한 현장 대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에는 수많은 업무가 있지만 모든 일을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단체장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상황에 따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순위의 감각이다. 재난이 발생했다면 다른 어떤 일정보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 가장 앞서야 한다.
이남오 군수는 "재난 상황에서는 속도가 곧 행정이고, 현장이 곧 답"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행정 철학인 동시에,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직접 실천으로 보여준 메시지이기도 하다.
취임 초기의 한 번의 행보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수해 대응은 적어도 '농촌 행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민들이 단체장에게 기대하는 것은 화려한 행사나 보여주기식 일정이 아니다. 가장 어려운 순간,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달려오는 행정이다. 이번 이남오 함평군수의 수해 현장 방문은 바로 그 기본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