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코스 입구 © 강효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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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코스모스가 바람에 살랑이며 가을을 재촉하고, 노랑 들국화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을, 산행과 여행의 계절이다.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해발 1950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인 지리산(해발 1915m) 등반을 소개해 본다.
지리산 천왕봉을 아침에 출발해 하룻 만에 오르고 다시 내려 올 수 있는 길은 경상남도 산청에 있는 중산리 탐방소로 오르는 길이다.
중산리 탐방소를 가기위해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서진주 IC를 지나 산청 방향으로 향하는 길과 대진고속도로 타고 함양을 지나 산청으로 오는 길, 그리고 88고속도로를 타고 남원과 함양을 지나 산청IC로 들어와 중산리 탐방소로 오는 길이 있다.
지리산 천왕봉은 고지대라 일기차가 심하며 중산리에서 처음 출발할 때는 날씨가 따뜻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올라가더라도, 반듯이 추운 날씨에 대비할 수 있는 옷과 장갑을 준비해서 올라야 한다.
중산리 탐방소 주차장 앞에는 민박 집들이 있고, 700M 아래인 버스 정류장 근방에도 민박집과 계곡 인근에 멋스러운 팬션이 자리잡고 있어 멀리서 산행을 계획한 것이라면 하루 전날 미리 와서 하룻 밤을 중산리에서 보내고 아침 일찍 산행을 하는 것을 권한다.
중산리 탐방소 주차비는 하루에 5000원이고, 인근 민박집도 2인 기준 4만원을 받지만, 혼자일 경우 3만원에 이용할 수가 있고, 식당도 인근에 몇 개가 있어 산행을 하기 전 아침을 먹을 수 있고, 산행을 하고 내려와서는 파전에 시원한 막걸리는 등산객의 피로를 단 숨에 풀어준다.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는 5.4km 이고, 보통 산행에 초보자라면 어려운 코스 이므로 해발 1400m 지점에 위치한 로타리 대피소까지 3.4km로 비교적 무리 없이 지리산 산행을 다녀 올 수가 있으므로 초보자 등산객에게는 적당하다.
산행을 많이 한 등산객이라도 천왕봉까지 왕복 10.8km는 거리는 짧아도 낮은 산에 비해 경사도가 높아 어려운 코스이다. 특히 천왕봉까지 오르는 내내 계단형태의 등산로가 많아 다리가 경직돼 종아리에 쥐가 날 수가 있어 산행 중간 중간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산을 내려올 때는 평지를 걷은 때보다 4배의 무게가 한 쪽 다리에 실리므로 무릅과 발목 보호를 위해서는 급하게 하산하지 말고, 스틱의 길이를 올라 갈 때보다 길게 조정해 천천히 내려와야 무리가 가지 않는다.
탐방소 주차장에서 산을 오를 때 처음 등장하는 것이 통천문(通天門)이다. 이 문은 바로 하늘과 통한다는 뜻으로 옥황상제가 살고 있는 하늘 궁전인 천왕봉(天王峰)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문을 통과해야 한다.
통천문을 지나 2.4km 지점에 망바위가 나오고 여기서 1km를 더 올라가면 바로 해발 1400m인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인 법계사가 나온다.
법계사는 통일신라 시대 신라 진흥왕 5년(544)에 연기조사가 세웠지만, 한국전쟁 당시의 화재로 토굴만으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지난 1981년에 법당을 지으면서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고, 새 주소로는 경상남도 산청군 지리산대로 320-292 이다.
법계사가 있는 해발 1400m 지점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가을 풍경은 절경이다. 울굿불굿한 오색 단풍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서 보이는 기암절벽과 단풍이 어울려 잘 조화를 이룬 참다운 지리산의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가 있다.
법계사를 지나서 해발 1915m 지점에 위치한 천왕봉에 다다르면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고산목을 볼 수가 있고 이 또한 다른 산에서 보기 드문 또 하나의 볼거리다.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가을 풍경은 낮은 지대에서 봤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법계사에서 보았던 단풍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마치 구름위에 올라 지리산 전체를 내려 보는 느낌이 등산객의 피로를 단 숨에 풀어주고, 천왕봉에 올랐다는 성취감이 큰 기픔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