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소방청은 지난 6월 25일, 화재 예방 분야 규제 체계의 혁신적 전환을 위해 「화재 예방분야 규제 합리화 아젠다(의제) 설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히고, 새 정부 출범 이후 강조되고 있는 ‘민간 자율성 확대’와 ‘과감한 규제 정비’ 기조에 발맞춰, 화재 예방 분야의 규제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규제 합리화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선제적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고 밝힘에 따라 본 세이프코리아뉴스에서는 정부의 기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안을 보도하여 도움이 되고자 한다.
최근 대형 물류창고와 지하주차장에 주로 적용되는 ‘단일인터록’ 방식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화재 시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설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화재안전기준」상으로는 ‘신속 대응형 소화설비’로 분류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작동지연으로 인한 기능 상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 시공 문제가 아니다. 기준의 허점과 설계자의 기술적 무책임이 맞물린 구조적 결함이다.
■ 왜 단일인터록인데 방수가 더 늦는가?
NFPA 13은 건식 및 더블인터록 시스템에 대해 “헤드 작동 후 60초 이내 방수 도달”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단일인터록 시스템은 오히려 더블인터록보다도 방수 지연이 더 심한 기형적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
그 이유는 기준에서 교차회로 설계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감지기 1개 + 헤드 1개”로 작동해야 하는 시스템임에도, 실제 설계는 복수 감지기 동시 작동 시에만 방수가 시작되도록 되어 있어, 작동조건이 더블인터록보다 복잡하고 지연이 심화되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
■ 기술을 방치한 설계자의 책임
문제는 설계자의 태도다.
기준 해석에만 의존한 채 최소한의 기술적 판단조차 없이 도면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에서는 방수지연을 줄이기 위해 Trip Time · Fill Time · Delivery Time 산정 의무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기준에서는 ▲배관 내 압축공기 충전 ▲공기흡입형·IR·아날로그 감지기 등 특수감지기 사용이 반영되어 교차회로 방식을 채택하지 않아도 됨을 불구하고, 국내 설계자들은 비용 부담과 시공 편의성을 이유로 외면하고, 감지기 밀도도 부족한 채 교차회로 설계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판단 실수가 아니라, 국민 생명을 무시한 설계 편의주의이자 기술적 직무유기다.
■ 소방청은 왜 이 문제를 방관하는가?
더 큰 문제는 감리자와 소방청의 방관이다. 이러한 설계가 반복 승인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단일인터록 시스템의 지연 유발 설계를 제재하지 않으며, ▪ 준공검사 시 방수 도달시간 측정 같은 실증시험이 없고, ▪ 설계서류만 적합하면 무조건 통과시키는 행정 관행이 문제의 공범이 되고 있다.
■ 개선책은 어렵지 않다
이제라도 소방청과 관련 기관은 다음과 같은 개선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1. 단일인터록 작동조건 명확화
“감지기 1개 + 헤드 1개” 조건을 명문화하고, 교차회로는 수리계산 등으로 성능 입증 시에만 제한 허용해야 한다.
2. 압축공기 및 수리계산 의무화
Fill Time 단축을 위해 압축공기 적용을 기본화하고, Trip Time, Delivery Time 산정 및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
3. 실증시험 도입
준공검사 시 Water Delivery Time 시험을 시행하고, 60초 이상 지연 시 재시공을 명문화해야 한다.
■ 결론: 기준에만 기대는 설계는 더 이상 용납되어선 안 된다
소방설비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화재 시 즉시 작동하여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설계자들은 기준을 핑계 삼아 기술을 외면하고, 소방청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이 계속된다면 또 다른 전기차 화재, 이천 물류창고 참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적합 판정’보다 중요한, “제대로 작동하는 설계”와 “실효성 있는 행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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