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끓지도 않고 넘치는 젊은 정치지망생

편집부 | 기사입력 2019/09/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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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끓지도 않고 넘치는 젊은 정치지망생
기사입력: 2019/09/01 [15:51]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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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근 편집인     ©강효근

최근 목포시의회 남·여 의원이 쌍방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맞고소를 하면서 시의회가 진흙탕 싸움장으로 변했다. 또한 의회가 이런 지경에 이르도록 김휴환 의장의 지도력이 발휘되지 못하자 의장으로서 자질론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의원들이 젊은 초선의원들이라 지난해 민주당 옷을 입고 민주당 깃발 덕으로 나이 어린 젊은 신인 정치인들이 시·군·구 의회와 광역시·도의회에 대거 들어가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의원 되더니 저놈 건방져졌다”는 겸손하지 못한 젊은 신인 정치인들의 몸가짐이 지적되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일요일 아침 필자는 우연히 목포에서 활동하는 두 사람의 정치인을 만났다. 한 사람은 패기가 가득한 젊은 정치인이고, 또 한 사람은 삶의 지혜가 많은 노련한 원로 정치인이었다.

먼저 만난 젊은 정치인은  내 막냇동생보다 더 어린 나이로 기성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목포의 정치를 개혁하겠다며 목포 정치권에 출사표를 던졌던 정치인이다. 두 번째 만났던 정치인은 김대중 정부 장관과 비서실장을 지내고 모 정당의 전직 대표로 필자에게는 아버지뻘 되는 원로 정치인이다.

먼저 만난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는 모 인의 요청으로 간 자리에 있는 젊은 정치인이었다. 그는 마치 나이 많은 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맞은 듯 방바닥에 엉덩이를 딱 붙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나를 맞았다. 필자로서는 나이를 떠나 불쾌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인근 커피숍 앞에서 만난 아버지뻘 정치인은 차를 타고 떠나려 하다가 내가 그들 일행을 보고 머리를 숙여 주변 사람과 인사를 나누자 타고 있던 자동차에서 다시 내려서 나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면서 내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내 안부를 물으며 인사말을 건넸다.

돌이켜 보니 젊은 정치인은 자기가 명색이 박사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인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누구누구 씨 부르는 것을 대단히 불쾌하다며 나에게 토로했던 기억이 났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장형과 같은 사람에게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사람과 사람이 상대에게 인사를 먼저 하는 예절의 순위를 정할 때 세 가지로 순서를 정한다고 했다. 첫째는 관직의 유무와 높고 낮음이요 둘째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요 셋째는 덕의 높고 낮음이라 했다.

공자의 말대로라면 난 그 원로 정치인에게는 모든 것이 아래라 굳이 그 원로 정치인이 나에게 그처럼 예의를 표하지 않아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았다. 반대로 젊음 신인 정치인은 나이도 나보다 적고 그렇다고 덕이 나보다 더 많다고 할 수도 없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예절도 모르면서 어떻게 정치를 개혁하고 세상을 바꾸겠는가? 언론 선배 중에 평소에 이런 경우를 들어 “끓지도 않고 넘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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