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담보대출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동안 농식품 가공분야 지원사업은 사업 부지나 건물에 근저당 등 재산권 제한이 있으면 보조사업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 영세·중소 가공업체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시설 투자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기업일수록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적인 구조였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이러한 현장의 오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시는 농식품 가공분야 지원사업의 신청 기준을 개선해 담보 제공 등으로 재산권 제한이 있더라도 보조금 상당액에 대한 이행보증보험을 제출하면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번 개선은 단순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금 조달을 위해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영세·중소 농식품 가공업체들이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이행보증보험을 통해 보조금 회수의 안전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사업 포기와 예산 집행 부진을 줄여 행정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사례는 행정이 기존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담보대출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사업에서 배제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라고 지적해 왔다. 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식품기업과 관련 협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률 검토를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새로운 기준은 2027년부터 시군 특화지원사업 등 6개 농식품 가공 지원사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시는 오는 8월까지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9월에는 2027년도 사업을 조기 공고해 시군이 본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은 '적극행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행정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은 현장의 현실과 맞닿아 있을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행정의 역할은 규제를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의 불합리함을 개선하는 데 있다. 이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제도 개선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한 사례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실질적인 규제 개선과 기업 지원 행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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