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광주 비례)은 지난 7월 31일 광주청사 대회의실에서 전남광주노동포럼 출범식을 갖고 '민주주의와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남·광주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다양한 정책 현안을 논의하고 노동계와 행정, 학계가 함께 지역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만 의원은 발제를 통해 '지방은행의 미래, 어떤 모습으로 생존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자본시장에서 강조되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점포 통폐합과 고용불안, 지역 금융의 독립성 약화는 물론 지역에서 창출된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간 합병이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특별시와 유관기관의 전략적인 지분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가 금융의 공공성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맹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박성일 위원장도 발표를 통해 통합 과정에서 노동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 첫 번째 원칙은 상생, 공무원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통합의 주체, 서로 다른 노동조합이 먼저 하나의 동료가 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은 대립이 아닌 협력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상생의 노사문화를 주문했다.
정책토론회에는 백경호 전남대학교 교수, 지병근 조선대학교 교수, 박상훈 정치학자가 토론자로 참여했으며, 지역과 분야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관계자 9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또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양부남·안도걸·정진욱 국회의원의 영상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며 토론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토론회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노동과 행정, 금융의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방은행 사례를 통해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문제를 공공부문과 연결해 논의한 것은 향후 통합 행정이 마주할 현실적인 과제를 미리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통합특별시 추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광주·전남 통합 논의 과정에서 행정의 비효율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통합의 중요한 목적임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전남과 광주로 이원화된 조직과 산하기관의 기능을 재조정하고 일부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문제를 단순히 배제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면서 행정의 효율성과 노동자의 권익을 함께 지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토론회의 주제가 '민주주의와 지역발전'이었음에도 정작 민주주의의 주체인 시민의 역할과 참여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표와 토론은 주로 정치인과 공무원, 노동계, 학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주주의는 전문가와 행정기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시민이 정책 형성과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처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정책일수록 시민의 공론과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통합특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논의에서는 노동과 행정, 정치권의 목소리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될 때 '민주주의와 지역발전'이라는 토론회의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보여주기식 행사를 넘어 시민이 정책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마련될 때 비로소 지역 상생과 행정 통합의 가치도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