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한국 근대희곡의 선구자 김우진(1897~1926)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과 시대정신을 새롭게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목포 출신 문인을 기념하는 지역행사가 아니다. 한국 근대문학과 연극사에서 김우진이 차지하는 위치를 재평가하고, 그의 작품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을 다시 읽어내는 전국 규모의 학술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목포시는 오는 8월 4일 목포문학관에서 학술대회 「김우진과 그의 시대 – 김우진의 삶과 꿈 그리고 100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우진연구회가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문학과 연극 연구자는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우진은 흔히 '목포 출신 극작가'로만 알려져 있지만, 한국 근대희곡의 형성 과정에서 가장 앞선 문제의식을 제시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사실주의와 상징주의, 표현주의 등 당시 세계 연극의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인간의 욕망과 자유, 사회적 억압, 근대인의 불안 등을 한국 문학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올렸다.
대표작 「난파」는 개인의 자유와 현실의 충돌, 이상과 좌절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며 지금도 현대적 해석이 가능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식민지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한 그의 작품세계는 오늘날 청년세대가 마주한 불안과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시대적 상황과도 적지 않은 접점을 가진다.
문학사적으로도 김우진의 의미는 크다. 그는 단순한 극작가를 넘어 평론가이자 연극이론가로 활동하며 한국 연극이 근대적 예술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서구 근대극의 미학을 한국 사회에 소개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연극의 방향을 고민했던 그의 작업은 오늘날 한국 공연예술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대표 희곡 「난파」를 중심으로 작품세계와 시대적 의미를 분석하는 학술발표가 진행되며, 현대어 낭독공연을 통해 일반 시민들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또한 연구서 『김우진 삶과 꿈 그리고 100년』 출판기념회와 김우진 학술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이번 학술행사의 의미를 더욱 높이는 것은 최근 국가적 차원의 문화유산 지정이다. 목포문학관이 소장한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 4편은 최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희곡 분야에서는 최초의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한국 근대희곡의 역사성과 학술적 가치가 국가적으로 공인된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목포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김우진을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인을 넘어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8월 29일에는 국립한국문학관의 '2026 지역문학관 활성화 및 협력지원사업'의 하나로 문학콘서트 「김우진의 찬란한 문을 기억하다」도 개최해 시민들이 공연과 해설을 통해 그의 삶과 문학을 보다 친숙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김우진은 단순히 목포를 대표하는 문인이 아니라 한국 근대희곡과 공연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구자"라며 "서거 100주년을 계기로 그의 문학적 가치와 시대정신이 국민들에게 다시 조명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 작가를 기리는 추모행사를 넘어, 100년 전 한국 근대문학이 던졌던 질문을 오늘의 시대와 연결해 다시 생각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