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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칼럼] 공직자의 가치는 직급이 아닌 청렴에 있다.
기사입력: 2026/07/29 [08:46]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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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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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인 강효근     ©강효근

지난 6·3 지방선거로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공무원들의 인사가 단행됐다. 어떤 이는 승진하고 어떤 이는 좌천성으로 느껴지는 부서로 자리가 이동되고 공직사회가 안정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늘 나는 조선 영조 때 호조 서리였던 김수팽의 일화를 읽었다. 호조판서가 바둑을 두느라 결재를 미루자 바둑판을 쓸어버리고 결재를 먼저 해 달라고 했던 이야기, 임금의 명령이라도 법도를 어기지 않고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국고를 출납했던 이야기, 나라의 봉록을 받는 사람이 백성의 생계까지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가족의 부업을 막았던 이야기, 그리고 공적인 물건을 사적으로 가져가려는 상관에게 공직자의 솔선수범을 일깨워 준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옛사람의 미담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의 공직자들에게 더욱 절실한 교훈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단체장이 교체되면서 전임 행정에 대한 감사와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사업의 적정성과 예산 집행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고, 감사기관과 수사기관이 사업 추진 과정의 적법성과 예산 낭비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정 사업의 과도한 예산 집행이나 절차상 문제를 둘러싸고 감사가 진행되며 공직사회의 책임성이 다시 한 번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단순히 법을 위반했는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공직자가 누구를 위해 권한을 행사했는가, 그리고 그 권한이 공익을 위한 것이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공직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이다. 권한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이며, 예산은 자신의 돈이 아니라 국민이 맡긴 세금이다. 따라서 선출직 공직자든 일반 공무원이든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익을 얻는 행위는 법 이전에 공직 윤리에 어긋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훨씬 정교한 법과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해충돌방지제도와 재산등록, 각종 감사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부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절제하는 양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수팽은 상관의 눈치를 보기보다 자신의 직분을 먼저 생각했다. 절대 권력 앞에서도 원칙을 굽히지 않았고, 공적인 재산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조직 전체가 바로 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평소 "가격보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자."​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람들은 얼마나 비싼 집에 사는지, 얼마나 좋은 차를 타는지, 얼마나 많은 재산을 모았는지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더 높은 가격으로 쉽게 대체된다.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재산은 언제든 비교의 대상이 된다.

 

반면 가치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신뢰와 명예, 양심과 청렴은 숫자로 평가할 수 없는 자산이다. 한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지만, 끝까지 지켜낸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존경을 받는다.

 

공직자의 가치 역시 마찬가지다. 공직자의 가치는 직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청렴에 있다. 예산을 얼마나 많이 집행했는가보다 얼마나 정직하게 집행했는가가 중요하고, 얼마나 많은 사업을 추진했는가보다 그 사업이 주민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국민은 완벽한 공직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사익보다 공익을 먼저 생각하고, 법보다 앞서 양심을 지키며, 자신의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공직자를 원한다.

 

김수팽이 보여 준 청렴은 300년 전의 미담이 아니라 오늘의 공직사회가 다시 새겨야 할 기준이다. 공직자의 명예는 재산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얻었는가로 결정된다.

나라가 안정되고 백성이 편안한 사회는 거창한 정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에서 원칙을 지키는 한 사람의 공직자가 있을 때 가능하다.

 

결국 공직자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가치 있게 권한을 사용했는가'이다.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지만, 가치는 양심이 결정한다. 그리고 공직자의 가장 큰 가치는 언제나 청렴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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