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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이 목포 민주당 국회의원이 김영록 지사 통합의대 담화문 발표 당시 이에 반발하고 기자회견을 했던 모습 ©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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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둘러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통합 협상이 사실상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통합 의대를 전제로 추진되던 방안이 잇따른 협상 결렬로 동력을 잃으면서, 애초 계획이었던 목포대학교 단독 의대 설립이 다시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국회의원(전남 목포)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교육부는 대학 통합이 신속히 추진되지 않으면 2030년 통합 의대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의대가 없는 지역의 의대 설립은 계속 추진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생을 위해 목포대 단독 의대 공모라는 기존 입장을 양보하고 공동의대와 통합의대 추진에 동의했지만, 순천대는 여러 차례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순천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교육부에 목포대 단독 의대 공모 절차를 요구해야 한다"며 "7월 말까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목포대 단독 의대 설립 절차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의 이번 발언은 통합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진 현실을 인정하고 본래의 방향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처음부터 꼬인 의대 논의…정치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남권 의대 신설 논의는 출발 당시부터 '목포의대'였다. 서남권 의료취약지 해소와 응급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목포권에 국립의대를 설립한다는 것이 정부와 지역사회의 기본 방향이었다.
그러나 민선 8기 출범 이후 김영록 전남지사는 '목포의대'를 '전남의대'라는 광역 개념으로 변경했고,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순천대학교가 의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단순했던 사업은 대학 통합 문제와 의대 본부 위치, 대학 명칭, 병원 설치 지역 등이 얽히면서 쉽게 풀 수 없는 갈등 구조로 변질됐다.
특히 의대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의료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의대 본부를 어느 대학에 둘 것인가였다. 의과대학 본부는 대학의 위상과 경쟁력, 학생 모집, 연구 역량 등에 직결되는 만큼 양 대학 모두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의대 본부와 병원 분리안도 무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절충안도 제시됐다. 당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제안한 방안은 목포대학교에 의과대학과 의대 본부를 두고, 순천대학교에는 대학병원을 설치하는 방식이었다. 목포대학교는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순천대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협상이 이어졌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고, 최근에는 인수위원회 중재안마저 무산되면서 통합 추진 자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같은 과정을 지켜본 지역사회에서는 양 대학 모두 시민의 의료권보다 대학의 위상과 이해관계를 우선시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원이 의원은 이번에 목포대 단독 의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정치권의 책임 또한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초선과 재선을 거치는 동안 목포의대 추진 과정에서 전남의대 전환과 통합 추진 과정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통합 논의가 사실상 실패한 이후에야 단독 추진을 요구하는 것은 시민 입장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책임은 김 의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목포가 지역구였던 박지원 의원 역시 목포의대가 전남의대로 변경되기까지 지역의 숙원을 충분히 관철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해답은 다시 원점…목포의대
의료계에서는 의과대학 신설의 본래 목적이 대학 간 경쟁이 아니라 의료취약지역 해소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의료취약지 조사와 응급의료 접근성 분석에서도 전남 서남권은 전국에서도 의료 인프라가 가장 부족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서남권 거점인 목포권에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을 설치하는 것이 정책적 필요성에 부합한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시돼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복잡하게 얽힌 통합 논의를 더 이상 이어가기보다, 사업의 출발점이었던 목포대학교 단독 의대 설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민의 생명은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남권 의대 신설은 특정 대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아니다. 지역 주민의 생명권과 의료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논의는 의료서비스 확충보다 대학 간 이해관계와 정치권의 셈법에 좌우되면서 본래 목적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책임 공방을 넘어 사업의 본질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의대 설립의 기준은 대학의 명예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칙에 충실하다면, 출발점이었던 목포대학교 단독 의대 설립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