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박문옥 의원(더불어민주당·목포3)이 광주권 반도체 산업 유치에 따른 지역 산업구조 변화와 전남도청 위상 보존 문제를 제기하며 균형발전을 촉구했다. 다만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5분 자유발언을 넘어 조례 제정과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22일 열린 제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전남도청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서남권 주민들의 자긍심과 지역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듯 전남도청 역시 지역민들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상징적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청의 위상을 온전히 유지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신산업을 유치하는 것에 버금가는 가치가 있다"며 통합 이후에도 행정 중심 기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광주권 반도체 산업 유치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기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성장동력이지만 그 과정에서 서부권과 동부권의 기존 주력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조선산업은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에도 불구하고 청년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첨단산업이 특정 권역에 집중될 경우 기존 산업 현장의 인력 유출이 가속화돼 서남권 경제의 기반을 흔드는 '일자리 블랙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경제 논리만 앞세우면 지역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산업정책과 행정체계 개편 과정에서 지역의 역사성과 주민 정서를 함께 반영하는 균형 있는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합특별시 조직개편 과정에서는 서남권 주력산업 보호를 위한 '조선과' 신설과 함께 균형과 포용의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광주권은 반도체와 AI 중심의 미래 첨단산업 성장축, 전남 동부권은 석유화학·철강에 수소·이차전지를 더한 글로벌 제조혁신축, 전남 서부권은 전남도청의 행정 중심 기능을 유지하면서 해상풍력과 첨단 조선, 해양관광을 육성하는 '3축 균형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5분 자유발언만으로는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전남 서남권이 행정 중심 기능을 유지하고 조선산업을 비롯한 기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의 정책 의지에만 기대기보다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남도청의 위상 유지와 서남권 산업 육성은 단순한 지역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일자리, 미래 성장 기반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조선산업과 해상풍력 산업은 서남권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축이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확대에 따라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통합특별시가 출범하기 전에 이미 '행정 중심 기능 유지', '서남권 전략산업 육성', '조선산업 지원',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를 마련해 시장의 정책 방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시장 개인의 의지만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특별시에서는 광주권과 전남 동부권의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정치적 의사결정 역시 다수 유권자의 요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전남 서남권의 미래는 시장의 선의에 기대기보다 의회가 조례 제정과 제도 개선을 통해 행정의 방향을 구속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의 틀을 만드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남도청의 위상 보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은 각각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통합특별시 시대 전남 서남권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좌우할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입법 활동과 정책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