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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하나로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시바야구 이야기 퍼펙트 데이즈 홍보전단과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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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원도심 지역구인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관광객들이 원도심을 찾았을 때 공중화장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화장실 하나가 관광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사례로 일본 도쿄 시부야구의 공중화장실 프로젝트와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를 소개했다.
처음 들으면 공중화장실과 관광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시부야구는 공중화장실을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공중화장실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었고, 독일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은 이를 배경으로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제작했다. 영화는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고,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이 영화 속 화장실과 주변 공간을 찾아 시부야를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영화나 화장실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도시의 평범한 일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목포의 현실은 시부야와 다르다. 시부야는 막대한 민간 후원과 세계적인 건축가, 국제적 문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지만, 목포시는 현재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다. 기존에 계획한 사업조차 예산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부야식 프로젝트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이 목포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목포에는 시부야가 흉내 낼 수 없는 자산이 있다. 근대역사문화유산, 항구와 바다, 유달산, 골목길, 섬을 품은 풍경, 그리고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음식문화까지 이미 훌륭한 관광 자원이 존재한다. 부족한 것은 새로운 시설이 아니라 이러한 자산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콘텐츠다.
그동안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정책은 성공 사례를 서로 따라 하는 데 익숙했다. 한 지역에서 야간경관이 성공하면 전국이 비슷한 조명을 설치하고, 벽화마을이 인기를 얻으면 너도나도 벽화를 그렸다. 결과는 대부분 비슷했다. 개성은 사라지고 유지관리 비용만 남았다.
목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원도심에 조명을 활용한 경관사업과 디자인 사업을 추진하며 관광객 유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비슷한 사업이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추진되면서 차별성은 희미해졌고, 기대했던 관광객 증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일부 시설이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으며, 설치비보다 더 큰 문제는 계속 들어가는 유지관리 비용이다.
이러한 경험은 목포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관광은 시설의 경쟁이 아니라 이야기의 경쟁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목포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유명 감독의 영화가 아니더라도 좋다.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유튜브 콘텐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프로젝트도 충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은 화려한 건물을 보기 위해서만 여행하지 않는다. 그 도시만이 가진 분위기와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경험하기 위해 찾아온다.
목포에 필요한 것은 시부야의 퍼펙트 데이즈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목포의 골목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항구의 새벽, 유달산 아래의 일상, 근대역사문화공간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담아낼 '목포만의 퍼펙트 데이즈'를 만드는 일이다.
남을 따라가는 관광정책으로는 더 이상 관광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제는 다른 도시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목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목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관광 전략이며,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만드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