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청사 기능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거센 분노와 함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7월 9일 민형배 통합특별시장이 발표한 3개 청사 운영 방향이 사실상 ‘무안청사 격하안’으로 드러나면서, 전남 서남권 주민들이 “지역 쇠락을 부추기는 정치적 판단”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청사 무안 확정 민·관 합동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5일 성명서를 겸한 공개 질의서를 발표하고, 민형배 시장의 청사 운영 계획이 상생과 균형발전이라는 통합의 근본 취지를 훼손했다며 날을 세웠다.
역사적 균형발전 원칙 파기… “출장소에 불과한 동부청사의 비대화”
대책위와 서남권 주민들이 이토록 격앙된 배경에는 전남 행정사의 역사적 맥락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과거 전라남도와 광주시가 분리될 당시, 전남청사를 무안(남악)으로 이전한 것은 명백한 ‘균형발전’의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동부권은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 등 거대 산업 기반이 확고해 경제적 자립이 가능했던 반면, 서남권은 산업 기반이 취약해 행정도시로서의 위상 확보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동부권의 여수세계엑스포 개최 역시 이러한 균형발전 포트폴리오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낙연 전 전남지사 시절 동부청사가 1개 국 규모로 신설된 것을 시작으로, 김영록 전 지사가 2개 국을 추가 확장해 총 3개 국 규모의 비대한 조직으로 키우면서 왜곡이 시작됐다. 본래 동부청사는 동부권 주민 편의를 위한 '출장소' 개념이었을 뿐, 전남의 메인 청사는 엄연히 무안청사였다.
그럼에도 민형배 시장의 이번 발표안은 광주청사에는 인사와 정무 등 핵심 기관유지기능을, 동부청사에는 경제와 항만 등 알짜배기 기능을 몰아준 반면, 전남의 행정 중심지였던 무안청사는 ‘시민주권·농수산 중심’이라는 명목 하에 알맹이를 모두 빼버린 ‘농업 출장소’ 수준으로 격하시켰다는 것이 서남권의 판단이다.
“외형적 규모 포장 마라… 컨트롤타워 요구하는 것”
대책위는 “부서 수 몇 개 늘리고 부시장 2명을 배치한다는 식의 외형적인 규모 조정을 ‘균형 운영’으로 포장하지 말라”며 민 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모든 기능을 무안에 집중해 달라는 억지가 아니다”라며 “남악신도시가 행정 중심지로서의 최소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통합특별시의 조직과 행정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성격의 ‘총괄 담당부서(기관유지기능)’를 무안청사에 배치해 달라는 정당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책위는 서남권 주민들이 목소리를 낼수록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민 시장 발언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으며, 이미 지난 6월 25일 서남권 국회의원과 7개 기초자치단체장이 합의안을 공식 전달했음에도 “무안군수와 다시 협의하라”며 책임을 떠넘긴 답변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책위, 민형배 시장 향해 2대 의혹 공개 질의
대책위는 서남권 주민들의 유린당한 심정을 담아 민형배 특별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사항을 공개 질의했다.
1. 통합의 혜택이 광주에 집중되는 것이 통합의 목적에 부합합니까?
군 공항 이전,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 광주 확정, 광주시 부채 공동부담, 광주청사 핵심 기능 배치 등 통합의 모든 혜택이 광주에 집중되는 것이 상생과 균형발전이라는 통합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2. 청사 관련 기능 배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제안합니다.
광주청사: 반도체·AI 전략 기능 배치 (기존 부서 수 유지)
무안청사: 기관유지(컨트롤타워) 기능 배치 (기존 부서 수 유지)
동부청사: 산업·경제·환경 기능 배치 (9개 부서 증)
대책위는 마지막으로 "산업 기반이 적은 행정도시에서 행정 위상마저 위축시키면 서남권은 성장 동력을 잃고 극심한 공동화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서남권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담긴 위 질의에 대해 민형배 시장은 정치적 계산을 버리고 성실하고 책임 있게 답변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