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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시장의 청사 기능 배분안, 전남·광주통합의 원칙을 흔들다
무안 주청사의 역사적 취지와 균형발전을 외면한 기능 배분은 전남 서부권 쇠퇴를 앞당길 수 있다
기사입력: 2026/07/10 [09:08]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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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사 관련 타운홀미팅 모습


지난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무안청사에서 '특별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통합특별시 청사'를 주제로 타운홀미팅을 열고 광주·무안·순천 등 3개 청사의 기능 배분 방향을 논의했다.

 

민형배 통합시장은 이날 동부청사는 산업경제와 미래성장, 무안청사는 시민주권과 생활행정·농해수산 정책, 광주청사는 기관 유지와 정무·조정 기능을 맡는 방안을 제시하며 확정안이 아닌 구상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기능 배분 구상은 통합특별시의 장기적인 발전 전략보다 정치적 균형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짚어야 할 사실은 순천청사의 성격이다. 순천청사는 원래 전라남도청과 대등한 청사가 아니었다.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행정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낙연 전 전남지사 시절 출장소 개념으로 1개 국 규모에서 출발했고, 이후 김영록 전남지사가 이를 3개 국으로 확대하면서 현재의 동부청사 체계를 갖추게 됐다.

 

즉 순천청사는 어디까지나 본청을 보완하는 행정서비스 확대를 위한 조직이었다. 그런데 통합 이후 이를 광주청사, 무안청사와 동일한 위상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는 것은 본래 설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오히려 출장 기능의 확대가 통합 이후 새로운 권한 배분 논쟁을 불러오며 지역 갈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사 기능 배분의 기준이다. 광역자치단체가 통합될 경우 가장 중요한 원칙은 행정 효율성과 대표성이다. 현재 전남은 광주보다 인구가 많고 행정구역도 훨씬 넓다. 또한 통합특별시의회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의회 시설 역시 무안 전남청사에 이미 갖춰져 있다.

 

이러한 여건을 종합하면 통합특별시의 주청사를 무안으로 두는 것은 행정적 효율성과 시설 활용 측면에서도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제시된 기능 배분안을 보면 핵심 정책을 총괄하는 정무·조정 기능은 광주에, 산업경제와 미래성장 기능은 순천에 배치하면서 무안에는 시민주권, 생활행정, 농해수산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형식상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배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권한의 무게를 보면 핵심 정책 결정 기능은 광주에, 미래 성장 동력은 순천에 집중되고 무안은 상징적 기능과 전통 행정 분야를 담당하는 구조에 가깝다.

 

결국 무안청사는 명목상 중심 청사일 뿐 실질적인 권한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무안 전남청사가 들어선 역사적 배경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무안으로 이전한 것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었다. 전남 서남권의 산업 기반 약화와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이었다. 도청 이전을 통해 공공기관과 행정 기능을 집적시키고 이를 지역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것이 핵심 취지였다.

 

그런데 통합 이후 핵심 기능을 다시 광주와 순천으로 분산한다면 도청 이전 당시의 정책 목적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이는 전남 서부권 발전 전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와 산업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해외의 광역행정 통합 사례를 보더라도 이러한 문제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1998년 캐나다 토론토시는 기존 6개 기초자치단체를 하나의 광역도시로 통합했다. 당시에도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행정의 중심 기능은 하나의 시청으로 집중했다. 

 

주민 편의를 위한 지역 행정센터는 유지했지만 정책 결정 기능까지 분산하지는 않았다. 행정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중심이 분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의 통합이 추진됐으나 주민투표에서 무산됐다. 통합 이후 특정 지역이 주변 지역을 흡수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행정 중심의 불균형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통합의 성패가 단순한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공정성과 지역 주민의 신뢰 확보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통합특별시 청사 배분은 '세 지역에 하나씩 나누어 주는 방식'이 아니라 행정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지역 주민의 접근성을 고려한 출장 기능과 행정서비스는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 결정과 행정 총괄 기능까지 정치적 안배 차원에서 분산하는 것은 행정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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