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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보다 업체가 먼저"…전교조 전남지부, 학교 공사·물품구매 비리 의혹 공개
특정업체 사전 개입·교사 업무 전가·절차 무시 의혹 잇따라…전남교육청 특별감사와 제도 개선 촉구
기사입력: 2026/07/07 [18:10]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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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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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교육청 전경     ©강효근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정과 원칙을 가르치는 교육의 공간이다. 그러나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절차보다 먼저 개입하고, 계약과 공사 관련 업무가 교사들에게 떠넘겨졌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교육 현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지부장 신왕식)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지역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제보되고 있다며 전남교육청의 특별감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에 따르면 최근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과정에서 사업 추진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특정 업체가 학교를 방문하거나, 관리자가 사실상 업체를 미리 정해 사업을 추진했다는 제보가 여러 학교에서 접수됐다. 또한 시설공사와 계약 관련 행정업무가 교사들에게 관행적으로 전가되고,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사례도 포함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A고등학교에서는 약 7천만 원 규모의 방송실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예산 신청도 이뤄지기 전에 특정 업체 관계자가 학교를 방문해 방송장비 교체와 벽체 철거, 집기 교체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교사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개인 연락처 제공을 거부하자 관리자가 다시 업체 관계자와 함께 교사를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해당 교사가 사업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학교 측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방송실 현안사업 업무담당자 업무거부 사유'라는 내부 결재 문서를 작성하고, 교사의 동의 없이 사적 대화 내용을 첨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교조는 해당 교사가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가를 사용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교육청 상담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B고등학교에서는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교장이 특정 시공업체를 사실상 지정해 정상적인 견적과 입찰 절차가 생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초등학교에서는 이미 지급된 안심알리미를 추가 구매하도록 지시하고, 교사들이 필요성이 낮다고 의견을 냈음에도 약 2천만 원 규모의 창의융합키트 구매를 추진했다는 내용이 제보됐다.

 

D유치원에서는 교육지원청 예산이 내려오자 관리자들이 사전에 구입 품목과 업체를 결정한 뒤 담당 교사에게는 견적 확인과 지출품의만 맡겼다는 사례가 접수됐다.

 

E초등학교에서는 약 9천700만 원 규모의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을 특정 업체가 사전에 맡는 방식으로 추진됐으며, 해당 업체가 이전 리모델링 공사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교조는 이들 사례의 공통점으로 사업 추진 이전에 업체가 먼저 학교에 들어오는 구조, 학교 구성원의 논의보다 업체와의 협의가 우선되는 관행, 교육활동 전문가인 교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점, 시설공사와 계약 업무의 교사 전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심리적 압박이나 문서화의 대상이 되는 점 등을 지적했다.

 

전교조는 "학교가 필요를 결정한 뒤 공개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업체가 먼저 결정되고 학교가 이를 뒤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제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교육청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고, 업체들의 학교 방문과 교직원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며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전남교육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제보된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 실시,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전 과정의 절차 점검, 업체의 학교 방문 및 교직원 접촉에 대한 명확한 운영기준 마련, 시설공사와 계약 관련 행정업무의 교사 전가 관행 개선, 공익적 문제 제기 교직원에 대한 불이익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전남교육청에 요구했다.

 

이번 폭로는 개별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구조적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를 가르치는 공간인 만큼 교육행정보다 사업이 앞서고, 절차보다 업체가 먼저인 관행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전교조 전남지부는 앞으로도 추가 제보를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감사 청구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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