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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국립묘지에 안치된 민주 투사들 ©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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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경기에서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이 광주제일고와 서울 배재고 학생들의 공동 참배와 화해의 자리로 이어진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배우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 배재고등학교는 오는 6일 국립5·18민주묘지를 함께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참배할 예정이다.
이번 참배는 지난 6월 29일 열린 고교야구 전국대회 경기에서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나온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촉발된 '5·18 조롱 논란'에 대해 배재고 측이 공식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광주제일고는 배재고의 사과 방문 요청을 받은 뒤 기말고사 일정과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 학사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지난 3일 야구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은 이날 오후 광주제일고를 찾아 공식 사과한 뒤 양교 학생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참배에는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과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도 동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대중 교육감은 지난 1일 광주제일고를 찾아 학생 선수들을 위로하며 교육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광주제일고 이규연 교장은 "배재고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화해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이번 만남이 학생들에게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이번 일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과 민주시민교육 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학생들의 부적절한 응원에서 비롯됐지만,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역사교육의 과제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5·18민주화운동은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와 법원의 판결을 거쳐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의 역사적 사건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관련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한 법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왜곡된 정보가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접하는 역사 인식은 학교 교육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미디어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는 만큼, 잘못된 정보가 반복될 경우 이를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논란 이후 배재고 야구부 전원에게 6개월 활동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은 학교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이라는 평가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징계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체득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역사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화해, 민주주의 교육의 기회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제일고와 배재고 학생들이 함께 찾는 국립5·18민주묘지는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인 동시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공동 참배가 단순한 사과 방문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 앞에서 진심으로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면, 이는 두 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가 미래 세대에게 어떤 역사와 민주주의를 전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