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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송영길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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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정치사에서 호남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였다. 수많은 희생과 헌신 속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정치사의 중심에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를 배출했다.
특히 고 김대중 대통령과 그를 따랐던 정치인들은 군사독재와 정치 탄압 속에서도 자신의 정치생명은 물론 목숨까지 걸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들의 투쟁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됐으며, 호남정치 역시 국민적 신뢰와 상징성을 갖게 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정치는 점차 존재감을 잃어갔다. 호남 출신 정치인들은 많았지만 국민과 지역민을 위해 정치적 희생을 감수하는 지도자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안정을 우선하는 정치인이 늘어났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호남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임에도 정작 호남정치를 대표할 상징적 지도자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광주에 이어 목포에서도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잇따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차원을 넘어 “존재감을 잃은 호남정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호남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절박한 요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커지는 지도부 책임론
최근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한 데 이어 호남에서도 5개 기초자치단체장을 잃는 등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여기에 평택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범야권 연대가 성사되지 못한 가운데 결국 국민의힘에 의석을 내주면서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안일한 대응으로 민심을 놓쳤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선거 결과를 계기로 당내에서는 현 지도부의 전략과 리더십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일부 호남 민주당원들 사이에서는 공천 과정과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도 함께 분출되고 있다.
한때 큰 기대를 받았던 정청래 대표에 대해서도 지방선거 이후 당원들의 평가는 크게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당을 다시 혁신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목포 민주당 권리당원들 “송영길이 당을 다시 세워야”
2일 오전 10시 목포역 광장.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전 대표에게 당대표 출마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 성공의 초석을 다지고 전남·광주 도약의 깃발을 들어 달라”라고 호소했다.
권리당원들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민주당의 심장인 목포에서 뜨거운 애당심과 절박한 심정으로 모인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송영길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현장에서 발로 뛰는 권리당원들은 더 이상 잘못된 흐름을 좌시할 수 없다.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권 경쟁이 아니라 무너진 당을 바로 세우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강력한 지도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왜 호남은 송영길을 부르나?
호남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송영길 전 대표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위기 때마다 보여준 결단력과 정치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 전 대표는 6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쌓았고,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정치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이른바 '돈봉투 사건'으로 민주당 전체가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당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스스로 탈당을 선택했고, 이후 법원의 판단을 거쳐 다시 민주당으로 복귀한 뒤 국회의원에 재선출되면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는 점도 권리당원들이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의 검소한 생활 역시 호남 당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6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이지만 여전히 전셋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선시대 청렴한 재상의 상징인 맹사성을 떠올리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호남의 명령을 받들어 당을 다시 세워 달라”
목포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성명 말미에서 더욱 강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들은 “당이 위기에 빠진 지금 호남 당원들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당을 구하기 위한 깃발을 높이 들어 달라.”라며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에 당당히 출마해 무너진 당을 바로 세우고 정권 재창출의 길을 열어 달라.”라고 촉구했다.
이어서 “전남·광주 당원들은 송영길 전 대표의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버팀목이 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광주에서 시작된 송영길 당대표 출마 촉구 움직임이 목포까지 확산되면서 호남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요구가 전국적인 흐름으로 이어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가 이러한 호남 권리당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실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지 여부가 향후 민주당 당권 구도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