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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형배 전남광주전특별시장이 1호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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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7월 1일 출범과 함께 제1호 정책 조례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통합특별시의 첫 번째 조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점은 미래 첨단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정이다.
이번 조례는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도체 투자기업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 용수, 인재 양성, 인허가 지원 등의 근거를 마련하고, 투자유치부터 기반시설 구축까지 총괄할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주의 인공지능(AI)과 미래자동차 산업, 반도체 인재 양성 기반, 전남의 재생에너지와 산업단지, 항만과 물류 인프라를 연계해 대한민국 서남권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조례 제정 자체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첨단산업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며, 통합특별시가 미래 산업을 첫 정책 의제로 선택한 것은 전략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조례 제정만으로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제도는 출발점일 뿐이며, 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행정의 준비와 정책의 실행력, 그리고 지역사회의 신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출범 직후부터 청사 위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역 간 이견을 드러냈다. 서남권과 동부권은 행정 기능 배분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고, 통합이 지역 간 새로운 경쟁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투자와 국가 지원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경우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은 통합의 효과보다 박탈감을 먼저 체감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이 균형발전이 아닌 불균형 발전으로 이어질 경우 행정통합이 오히려 지역 분열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통합특별시가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강점을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광주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설계, 미래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나주는 에너지와 연구개발 기능을, 목포와 해남은 해상풍력과 항만 물류를, 무안은 국제공항과 물류 기반을, 순천과 광양은 철강과 이차전지, 국제항만 산업을 각각 담당하는 유기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첨단산업의 공급망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여러 도시가 기능을 나누고 협력할 때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는다. 통합특별시 역시 이러한 분산형 산업 전략을 통해 지역 간 상생과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다.
민주주의는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 간 신뢰를 바탕으로 권한과 예산, 산업과 일자리, 교육과 문화의 기회를 공정하게 나누는 과정에서 비로소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된다.
통합특별시의 성공 여부 역시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어느 한 지역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제1호 조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는 산업 입지 선정과 예산 배분, 기반시설 구축, 인재 양성, 기업 유치 등 모든 정책 과정에서 지역 간 형평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밝힌 것처럼 이번 조례는 미래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첫걸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이다.
통합특별시의 진정한 성공은 가장 큰 도시가 더 커지는 데 있지 않다. 광주와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도시와 농어촌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며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
'반도체 제1호 조례'가 역사에 남을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육성과 함께 균형발전이라는 또 하나의 축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권력과 경제적 기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통합특별시의 모든 구성원이 성장의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번 조례는 '경제를 위한 조례'를 넘어 '통합을 완성하는 조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