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순천시장에 당선된 손훈모 당선인이 순천시 공직사회를 향해 “공무원은 시장 개인이 아닌 시민에게 충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발언이 지역사회는 물론 지방자치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손 당선인은 최근 시장직 인수위원회 주요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무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시장 개인에게 충성해서는 안 된다”며 “공직자가 충성해야 할 대상은 오직 시민이며 행정의 기준도 시민의 삶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법률이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여한 것은 행정이 특정 개인이나 정치세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민선 9기 순천시정에서는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의 공정성을 분명히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당선인은 공직사회 내부에 존재해 온 줄서기 행정과 눈치보기 행정을 지적하며 시민 중심 행정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공무원이 시장의 눈치를 보는 순간 시민은 행정에서 멀어진다”며 “시장의 뜻보다 시민의 뜻을 먼저 살피고 정치적 유불리보다 시민의 이익을 우선 판단하는 공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거나 공직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공직자가 소신 있게 일하되 그 소신은 반드시 시민과 공익을 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당선인의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공직기강 확립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선거 과정부터 특정 후보에게 줄을 서거나, 당선 이후에는 단체장의 눈에 들기 위해 경쟁하는 이른바 ‘줄서기 문화’가 반복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관행은 행정의 공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시민을 위한 행정보다 권력자를 위한 행정을 낳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 원리에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주권은 양도될 수 없고 대표될 수도 없다고 주장하며, 국가 권력은 궁극적으로 시민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소의 관점에서 보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은 시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대리인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 역시 시민의 의사를 실현하는 공적 심부름꾼이며, 공무원 또한 단체장 개인이 아닌 시민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존재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선거로 선출된 권력이 본래의 위임 관계를 망각한 채 상급 권력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직자들은 시민보다 권력자의 의중을 먼저 살피고, 행정 판단 또한 시민의 이익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왜곡된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손훈모 당선인이 강조한 ‘시민에게 충성하는 공직사회’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행정 현장에서 실천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선출된 권력이 시민의 통제를 받으며, 행정이 시민을 위해 작동할 때 비로소 건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반대로 시민의 의사가 무시되고 대의자의 권한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민주주의의 본질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손훈모 당선인이 제시한 “공무원은 시장이 아닌 시민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원칙은 특정 시기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지방자치와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다. 민선 9기 순천시정이 이러한 원칙을 실제 행정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