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가 학생과 학부모, 지역 교육정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관심도는 지방선거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투표 직전 또는 투표 당일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많아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전국동시지방선거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선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조사에서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1%에 그쳤다. 이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선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관심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56.9%로 절반을 넘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선거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감 선거 관심도는 2014년 46.7%에서 2018년 43.6%, 2022년 43.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광역단체장 선거 관심도가 63.2%에서 74.1%까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시점도 교육감 선거의 특성을 보여준다. 2014년에는 투표일 1~3일 전에, 2018년과 2022년에는 투표일 1주일 전에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투표 당일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도 2014년 16.5%, 2018년 19.2%, 2022년 18.1%에 달해 상당수 유권자가 선거 막판까지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 선택에 가장 도움이 된 정보 획득 경로는 TV·신문 등 언론 보도와 기사, 선거공보 및 현수막 등 후보 홍보물, 가족·지인과의 대화 순이었다. 반면 TV 토론회나 SNS를 통한 정보 습득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정책과 교육 철학에 대한 충분한 검증보다는 제한된 정보와 주변 평가에 의존해 치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중앙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낮은 관심도와 투표 임박 시점의 후보 결정 등 교육감 선거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선거 조사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교육감 선거가 정책 중심 선거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된 중앙선관위 제9회 지방선거 1차 조사에서는 교육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로 '정책 및 공약'(33.2%)과 '도덕성'(28.5%)이 꼽혔다. 유권자들은 정책과 자질을 중시하겠다고 응답했지만, 현실에서는 후보 정보를 충분히 접하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교육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처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를 경우 광역단체장 선거 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교육감 선거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교육감 선거를 별도의 일정에 독립적으로 실시하는 방안과 시·도지사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정책 연대를 통해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메이트) 제도 도입 등이 거론된다. 각각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와 선거 비용 증가 등의 과제를 안고 있지만, 현행 제도가 교육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공공정책이다. 그러나 교육 행정을 책임질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치러진다면 교육자치의 취지 또한 퇴색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과 교육 철학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선거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